정부가 더 강력한 방역 조치를 예고했다. 지금의 거리두기론 코로나19(COVID-19) 유행 억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보다 더 엄격한 방역 조치를 실시하겠단 방침은 사실상 정해졌다. 언제 어떤 내용으로 발표하느냐만 남았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방역 조치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단기간 유행 억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방역 관리 통제가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금 유행 양상이 정점이 아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기다릴 수 없다…추가 방역 조치 구체화 중
코로나19 하루 신규 환자가 역대 최다인 2223명(11일 0시 기준)이라고 발표한 지난 11일 방역당국은 추가적인 방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1일 0시 기준 신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더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추가적인 방역조치를 구체화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각 분야별로 조금이라도 보완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하나씩 재검토 하고 있다"며 "거리두기, 국민 참여, 예방접종 등 감염 노출을 최소화하고 확진자를 더 빨리 발견할 수 있게 실행 가능한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대책이나 조치가 효과적일지, 어떤 방식으로 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또 "(방역 관리) 통제가 적절히 되지 않으면 지금보다 환자 수가 올라갈 수 있다"며 "지금이 정점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다만 "거리두기 조치 강화는 사회경제적 피해, 특히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어 다양한 검토와 고민이 있어야 시행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방역 대응 조치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거리두기 체계에 변화를 주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세 차례의 유행과 다르게 현재의 거리두기나 방역 조치들이 (감염 확산세를) 충분히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지속된 방역 조치로 인한 피로감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또 "결과적으로 지금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기존의 대응 체계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델타 변이의 특성, 또 이동량이 함께 떨어지지 않은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방역 조치의 강한 규제력이 약해서인지, 아니면 피로감 등에 의해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 참여가 떨어지는 것인지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방역 조치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와 예방접종의 효과에 대한 부분도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서 추후 거리두기 체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거리두기 체계의 변화나 혹은 방역 조치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며 "거리두기 조치 강화는 사회·경제적인 피해, 특히 서민경제의 애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는 상황이지만 부작용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8월 하순 이후가 유행 최고 정점일 수도"
전문가들은 당장 코로나19 확산 억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2223명이 정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유행이 커질 것으로 보여, 정점이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또 "델타 변이의 전파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높은데 유흥시설 등 감염 위험이 높은 곳에 대한 대응 강도는 약화된 상황"이라며 "유행은 커질 수밖에 없고, 대응이 이미 늦어 당장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분간 이 정도 규모의 확산세는 유지될 것"이라며 "억제까지 걸리는 기간은 길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 교수는 "유럽은 확진자가 하루 수천명씩 발생해 봉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나라도 델타 변이 영향이 커지면 봉쇄 외에 대응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주가 지나면 감염자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며 "8월 하순 이후가 최고 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행은 4000명, 6000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천 교수는 또 "현재 적용되고 있는 거리두기는 강력한 단계라 해도 델타 변이 전파력을 반영한 조치라 보기 어렵다"며 "감염이 됐지만 무증상인 숨은 전파자가 지역사회에 많이 숨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행을 차단하고 방역만 생각한다면 일상 생활에 변화를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거리두기 단계를 개편하거나 수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 4단계도 고강도라고 평가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집합금지도 별로 없어서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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