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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뉴스] 희귀 관엽식물 몸값이 무려 ‘1500만원’…식(植)테크족 는다
  • 메로나 브론즈 관리자
  • 2021.08.20 14:34 조회 5,688

변이종 잎 한개 500만원 호가 반려식물 열풍 불어 시세 상승

환금성 좋아 투자수단 활용 코로나19로 전업 사례 증가

 

“이건 1500만원, 저건 800만원입니다.”

최근 방문한 경기 화성의 식물카페 ‘꽃꽃한당신’. 박진곤 대표는 1000만원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는 ‘희귀 관엽식물’을 이렇게 소개했다.

희귀 관엽식물을 테마로 꾸민 카페에는 1500만원을 호가하는 ‘필로덴드론 라디아튬’, 800만원 상당의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바리에가타(일명 알보몬)’ 등 40여종의 희귀 관엽식물이 진열돼 있었다.

희귀 관엽식물은 말 그대로 식물 중에서도 희귀하고 소장 가치가 있는 개체를 일컫는다. 엽록소 결핍으로 녹색 잎에 하얀색·노란색 무늬가 생긴 변이종이 대표적이다. 변이 발현 확률이 낮아 희소성이 높고, 무늬 발현 형태 또한 개체마다 달라 같은 종이더라도 무늬에 따라 가격차이가 3∼4배에 이른다.

무늬가 없는 일반 몬스테라는 가정에서도 흔히 기를 만큼 저렴하지만 변이종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알보몬을 비롯해 ‘몬스테라 델리시오사 몬스터’ ‘옐로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바리에가타(약칭 옐로몬)’ 등 몬스테라 변이종들은 삽수(꺾꽂이에 쓰이는 잎 또는 가지) 한개 시세가 50만원에서 5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변이종뿐 아니라 필로덴드론·안스리움 등 일부 열대 관엽식물들도 높은 희소성 덕에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안스리움 계열의 ‘안스리움 리갈레’는 삽수 한개당 시세가 250만원을 호가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원래부터 희귀 관엽식물 시세가 이처럼 높았던 것은 아니다.

국내 희귀 관엽식물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경기 하남의 한 농장주는 “2017∼2018년엔 변이종 중 가장 인기 있고 시장규모도 큰 알보몬을 잎당 4만원에 팔아도 비싸다는 반응이었는데, 현재 시세는 50만원에 달한다”면서 “품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근 2년 새 시세가 5∼10배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세 상승은 전세계적인 플랜테리어(식물로 실내를 꾸미는 것) 열풍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희귀 관엽식물 시장이 급부상한 게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대부분 해외에 뿌리를 둔 희귀 관엽식물의 국제 시세가 큰 폭으로 뛰면서 국내 시세도 잇따라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지난해 정부의 열대 관엽식물 수입제한 조치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지난해 6월 이후 몬스테라·필로덴드론·안스리움 계열 식물이 바나나뿌리썩이선충 기주식물로 분류돼 동남아시아·일본 등 주요 수출국들로부터의 반입이 금지됐다. 그나마 수입이 허용된 중국산 삽수도 뿌리가 없는 상태로 들여와야 해 격리재배 중에 30%가량 고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희귀 관엽식물은 환금성 좋은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은 화분을 크게 키워 비싼 가격에 되팔거나, 삽수 한개를 구입해 번식시킨 후 분양하는 사람이 급증한 것이다. 식물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일명 ‘식(植)테크’다.

식테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실직, 집합제한업종 지정 등 피해를 본 이들이 희귀식물 판매를 시작한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경기 성남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박선호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수업이 제한된 후 학원 강의실에서 식물을 길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개하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팔기 시작했는데 850만원선의 고가 화분도 게시글을 올리는 족족 구매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면서 “조만간 정식 온실을 갖춰 사업을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남의 한 농장주는 “최근엔 일반 가정집에서도 서큘레이터 등 시설을 갖춰 식물을 기른 후 블로그나 중고거래 카페를 통해 판매하는 사례가 흔하다”면서 “식물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까지 투자 가치를 보고 ‘일단 구하고 보자’며 매입 경쟁에 가세해 가격이 점점 오르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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